고로 블로그 이전합니다.;;;;
Posted by Asuka Feanaro HR

기본적으로 소설의 플롯보다는 발상과 설정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저로서, 사실 줄거리의 복잡성이라는 요소는 별다르게 중요한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 흥미로운 발상에 기반을 둔 글이라면 그 외의 부분이 아무리 빈약하다고 해도 다 읽어 버리는 성격이니 말이지요. 애초에 문학이란 것 자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기도 합니다만... 그런 이유로 초현실적인 발상에서 비롯된 SF나 환상 문학을 즐기기 때문에, 아무래도 동화를 자주 읽게 되기도 합니다. 비교적 어린 연령층을 대상으로 쓰이는 글이기 때문인지 굳이 특정한 시공간을 배경으로 하지 않고 이야기를 풀어 내는 작품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동화를, 특히 그 중 청소년들을 위해 쓰여진 환상 동화를 읽다 보면 평면적인 등장 인물들의 성격에 대해 불만을 갖게 됩니다. (물론 환상 문학 자체를 독립적인 장르로 규정하는 것은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어 저는 이러한 분류에 별다른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환상 문학이라는 분야 자체가 아동이나 청소년을 위한 문학으로서 발달한 면이 강해 그만큼 추상화된 동시에 단순화된 세계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특히, 비교적 최근에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 대신에 1980년대 이전에 활약한 작가들에 대해 생각해 보면 이러한 점은 더욱 확실해지게 되지요. 각각의 인물들이 행동하는 방식 자체가 선이나 악으로 쉽게 규정될 수 있는 경우라면 이런 평면성은 작품 내에서 그나마 개연성을 가질는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작품의 전개 속에서는 이러한 구분이 전혀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되더군요.

그런 여러 글들 중 제게는 가장 당황스러웠던 것이, Susan Cooper의 The Dark is Rising 시리즈였습니다. 영국에서 옥스퍼드 대학을 졸업해 톨킨의 제자라고도 알려져 있는 Cooper는(사실 '제자'라고 표현하는 부분에는 약간 어폐가 있다고 봅니다. 분명히 Cooper는 옥스퍼드 대학 영문과를 졸업하기는 했습니다만, 특별히 학문적인 작업을 수행하지 않아 특정한 교수의 제자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합할지 모르겠군요;) 몇몇 환상 동화들을 저술했지만, 가장 잘 알려져 있는 것이 The Dark is Rising이며 국내에 소개되지는 않았습니다만 영화로 각색되기도 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영국의 아서 왕 전설과 웨일즈 지방의 민담들을 바탕으로 해 The Dark이라는 상당히 간명한 이름으로 묘사되는 세력의 위협에 대항하는 The High Magic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구전 문학의 성격상 전설이나 민담 자체는 작품의 전개 안팎에서 모두 선악의 구분이 일관성을 가지고 있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심지어는 구전 문학에서 그대로 차용한 인물에서조차 그런 일관성이 드러나지 않는 작품에 대해 저는 석연치 않게 생각했습니다.

사실, 인물의 도덕적 입체성, 즉 moral complexity의 결여를 이야기하는 것이 이 작품에서 그다지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 동화에서 moral complexity를 이야기하는 것에 얼마나 의미가 있느냐는 문제는 제쳐 두고라도, 두 진영 사이의 전투를 특별히 선악이 결부되지 않은 두 개의 거의 동등한 수준의 힘을 지닌 진영의 대결로 바라볼 경우, 작중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행동은 분명히 단순한 선악의 잣대로 해석할 수 없는 부분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세계'를 놓고 벌이는 전투에서 상대방을 대상으로 승리를 거둔다는, 상당히 능력자물스러운(...뭐 능력자물이지만요) 줄거리를 바탕으로, 어쩌다가 끼어드는 평범한 인간들을 때로는 이용하고 때로는 도우면서 양쪽의 '영웅'들이 대결을 벌인다는 단순한 이야기입니다. 물론 동화인 만큼, 많은 수의 환상 소설에 등장하는 피투성이 묘사보다는 수수께끼라거나 신비로운 유물의 힘과 같은 간접적인 대결이 더 자주 등장합니다만, 결론적으로 대결 구도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지요.

단지, 당황스러운 점은 도덕적인 입장에서 볼 때 양쪽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점입니다. Dark(닭일까요?)이라는 세력이 세계를 손에 넣으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특별히 작중에 제시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실제로 Old One들의 활동이 어떤 명분을 가지고 있는지는 작중에 등장하는 일반인들의 입장에서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그 점에서, 자신들을 목격한 다른 사람의 기억을 '멋대로' 고친다거나, 뉴베리 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2부 The Dark is Rising에서 Old One들에 의해 수단으로 이용된 Hawkin과 같은 인물의 예를 생각할 때, 주인공들을 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그들과 대조되는 Dark은 인간에게 자신이 제공할 수 있는 것과 인간이 대가로 지불해야 할 것을 먼저 제시하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이 시리즈물은 선악의 역할이 역전된 듯한 느낌을 주더군요.

이 동화를 통해서 잠시, 저는 동화에서 도덕적 입체성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잡상했습니다.; 단순한 선악의 대립에 대해 독자들은 도덕적 입체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리기 쉽습니다. 이에 비해, 실제의 인간에 가까운, 도덕적인 고민을 가지는 인물들이 등장할 경우 독자는 현실감을 느끼게 되지요. 이 시리즈에서 도저히 선하다고 볼 수 없는 '선한' 세력이 등장하게 된 이유를 이 점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형이 도덕적인 입체성을 제공할 수 있느냐에 관해서는 별로 긍정적으로 보지 못할 것 같습니다. 선악과 같은 틀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는 다른 환상 동화들과 달리, 이 작품은 민담에서 그 소재를 찾았기 때문에 민담이 강조하는 비교적 단순한 선악 사이의 대결 구도에 어쩔 수 없이 얽매이게 되고, 결국 도덕적으로 근본적으로 입체적인 두 세력의 인물들 가운데 한쪽 세력에만 선이라는 명칭을 부여하게 되었습니다. 구전 문학의 평면적인 등장 인물들과 현대 문학의 입체적인 등장 인물들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해, 전혀 선하지 않은 선한 영웅들이 등장하게 된 것이지요. 이런 부분은 신화와 전설을 이용해서 어느 만큼 현대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환상 문학을 쓸 수 있는가의 물음에서 많은 작가들이 고려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

Posted by Asuka Feanaro HR

아침을 알리는 흐린 안개 속에서
차디찬 신기루에 눈을 감는다
분명 어제도 보았을 창틀 너머로
떠오르는 얼굴은 죽은 듯한 잿빛
흐르듯 흐르듯 묻힌 흐느낌 속에
바라보는 세상에는 숨결 하나 없는가

눈뜨는 새벽을 그리우며 걸으면
빗장 그어 노래하는 발길은 멀어지고
손짓으로 인사하는 먼 동녘 저편에
하늘대는 아지랑이 해를 향하니
서리처럼 마르는 그림자에 고개숙여
하직하고 떠나 간 밝은 아침을 맞아

무엇을 향해 어디로 걸었던가
고개숙여 내려보는 빙하 한켠에
주인 있는 발자국이 기다림 없이 흩어지고
바람에 날리는 꽃잎 쥔 작은 손에
검은 피는 눈물보다 길게 떨어지네

겨울 같은 유리 속 추위를 뚫고
퍼져 가는 섬광을 한 줄기 그어
갈라진 손끝으로 더듬는 언덕에
붉은 나무 한 그루 지팡이삼아
올라서면 햇살 속에 사그라드는
잿더미를 바람 속에 떠나보내리

다시 어디선가 김 올라오는
모래성 안에 곱게 잠들며

Posted by Asuka Feanaro HR

상당히 열받아서 쓴 글인지라 허술한 듯해 읽어 보았는데, 앞뒤 논리가 잘 안 맞는 듯해 일단 뻘글로 간주하고 삭제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생각 같아서는 제대로 된 글로 대체하고 싶으나, 여전히 시간이 별로 없는지라 일단은 양해만 빌어 두겠습니다.;

Posted by Asuka Feanaro HR

안녕하세요, 떠도는 불의 넋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환상 소설은 Philip Pullman의 His Dark Materials입니다. 밀턴의 [실낙원] 중 한 구절에서 그 제목을 차용한 이 소설은 에덴 동산에서의 인간의 추방이라는 상징적인 사건을 계몽주의적인 시각으로 다루고 있는 작품으로, 기독교적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던 영국의 많은 환상 소설과 달리 신화적 세계관에서 벗어나 인간의 이성을 중심으로 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소설은 김영사에서 세 권의 번역본(‘황금나침반’, ‘만단검’, ‘호박망원경’)으로 출간되어 있었으나, 최근까지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낮은 편이었습니다. 대부분의 환상 문학 애호가들이 J. R. R. Tolkien을 필두로 하는 신화적 환상 문학이나 통신 연재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국내 환상 문학계에 관심을 두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비교적 최근에 완결된 작품이었으며 Philip Pullman의 작가로서의 인지도도 높지 않았고, 번역본의 질 역시(사실 대부분의 영미 환상 문학은 번역의 질이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만) 좋은 편이라고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에 3부작 중 1부에 해당하는 Northern Lights(영국판의 제목입니다 – 미국판은 영화와 마찬가지로 The Golden Compass를 제목으로 하고 있습니다)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가 개봉하고, 월간지 Fantastique에서도 이 작품을 짧게 다루면서 인지도가 높아졌습니다.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볼 때 구약성서와 함께, 현대 과학, 특히 물리학의 개념을 어느 정도 차용한 Science Fantasy에 속합니다만 모든 개념들이 현대 과학에서와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먼저, 작품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개념은 암흑 물질로서, [실낙원]을 인용한 제목 자체도 암흑 물질, 즉 Dark Matter(Dark Material)를 나타냅니다. 현대 물리학에서는 암흑 물질을 반응성이 낮고 다른 물질에 대한 간섭력이 적어 검출하기 어려우나 우주 질량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물질로 정의합니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는 암흑 물질이 인간의 이성을 관장하는 입자라는 설정을 바탕으로, 암흑 물질로 이루어진 생명체인 천사와 함께 암흑 물질과 의사 소통을 할 수 있는 수단인 alethiometer(alethia는 그리스 어로 진실을 의미한다고 합니다)를 중요한 문학적 장치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소설에서는 물리학계의 일부에서 제시되는 병행 세계 가설을 설정의 일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소설에서의 병행 세계 가설은 암흑 물질 가설과 달리 일반적인 과학적 의미와 크게 다르지 않은, 역사상에 발생한 사건의 차이로 인해 약간씩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는 여러 가지 세계들을 의미합니다. 다만, 서로 다른 세계로 여행할 수 있게 하는 몇 가지 기구들이 언급되며 세계 사이에 있는 심연Abyss의 개념은 상상의 산물들이라는 점에서 역시 순수한 과학 소설로 볼 수는 없습니다. 2부의 제목이기도 하며 다른 세계로 여행할 수 있게 하는, 소설 내에서 가장 중요한 도구인 The Subtle Knife 역시, 특히 ‘인간의 마음’ 같은 추상적이며 약간은 비과학적이라고 할 수 있는 ‘자를 수 없는 것’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과학소설로서 이 작품이 갖는 가치를 어느 정도 떨어뜨린다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병행 세계에 대한 묘사나 설정 면에서 이 부분 역시 현대 물리학과 유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설정은 인간의 영혼을 상징하는, 동물을 닮은 생명체인 daemon입니다. 이 설정 역시 기독교적 사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만, 구약성서가 아닌 신약성서와 함께 신약성서에 대한 주석(아우구스티누스로 기억합니다)에 등장하는 ‘인간의 세 가지 부분’, 즉 body, spirit, soul의 spirit에 해당하는 것을 daemon으로서 동물의 형태를 한 것으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이 작품을 다룬 환상문학 잡지 Fantastique에서도 지적했듯이, daemon을 통해서 그 사람의 ‘천부적 소질’이나 ‘성격’을 알 수 있다는 것과 같은 부분은 약간 불편한 설정인 데다가 이 역시 그다지 과학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작품이 전체적으로 C. S. Lewis의 The Chronicles of Narnia에 대한 antithesis라는 점을 생각해 볼 때, 비-기독교적인 설정으로써 기독교적 관념을 설파하고 있는 Narnia에 대비해서 기독교적 설정으로써 비-기독교적, 계몽주의적 주제를 전달한다는 것 자체는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단지, 이 소설 자체가 과학 소설이라기보다는 환상 소설에 가깝다는 점은 다른 과학적인 설정들을 약간 퇴색시키기도 합니다.

  이런 설정들만 적당히 기억해 두신다면, 소설을 읽으면서 헷갈린다거나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식의 느낌은 그다지 들지 않으시리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도 처음 읽었을 때는 좀 당황스러운 부분이 많았는데, 지극히 일반적인- 설정의 환상 문학을 생각하다가 갑자기 옥스퍼드 대학이 나오는 바람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소설의 설정 자체가 어느 정도까지는, ‘참신함’이 주는 효과를 노리고 있는 부분도 있지만 말이지요. 제가 가지고 있는 Del Rey판에 첨부된, Terry Brooks의 추천사에도 이런 점이 짧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국내에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은 아닙니다만, 비단 국내뿐만 아니라 영미권에서도 D&D와 각종 컴퓨터 게임들이 나타난 이후로 이런 게임들의 설정을 그대로 차용한 ‘양산형’ 환상문학들이나 SF가 범람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선함은 그 자체로 매력이 될 수 있기 떄문입니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 괄목할 만한 점은 설정의 신선함이라기보다는 주제 의식에 있습니다. 비록 러브크래프트와 같은 작가들이 가장 먼저 현대적인 환상 문학에 속하는 글을 쓰기는 했습니다만, 영미 환상 문학의 주류가 된 작품은 JRRT나 C. S. Lewis의, 신화적이고 종교적인 색채가 묻어나면서 정치적으로는 강하게 보수적인 성향을 띠는 글들입니다. 톨킨이 정착시킨 환상 문학의 신화적 속성과 더불어, 환상 문학을 창작하는 계층이 중산층 이상, 상류층이었다는 점 때문에 환상 문학은 주로 비사회적인 메시지를 담게 되었고 Chronicles of Narnia에서도 볼 수 있듯이 종교적인 색채 역시 띠게 되었으며, 특히 영웅 중심의 서사 구조는 이런 성격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경향은 최근에 이르기까지, 특히 영국에서 계속되어 왔습니다. (미국에서는 어슐러 르 귄과 같은 작가들이 있었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이런 경향에 정면으로 반하는 주제를 띠고 있습니다. 몇몇 기독교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이 작품이 반종교적인 주제를 전달하고 있다고는 보기 어렵습니다만, 이 작품은 맹신과 맹종 대신에 합리적인 사고와 지식을 바탕으로 한 결정을 내릴 것을 제시하며, 지식과 사고에 열린 사고와 닫힌 사고를 대비시키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protagonist인 Lyra와 Will에 대비되는 antagonist가 카톨릭 교회라는 사실 역시 이 점에 어느 정도 기여합니다. 작품에 등장하는 카톨릭 교회는 현대의 기독교를 대변한다기보다는 병행 세계라는 점에서도 쉽게 알 수 있듯이 르네상스 이전의 카톨릭 교회와 닮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작품의 무대가 되는 병행 세계에서는 종교 개혁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또한, secular humanist를 자처하는 필립 풀먼이 비판하는 여러 대상들 중 하나인, 서아시아의 여러 이슬람 국가들의 정교일치적인 모습을 카톨릭 교회는 나타내고 있기도 합니다. 실제로 2부에서 등장하는 조연 캐릭터인 Ruta Skadi는 이슬람권 국가에서 흔히 행해지는 여성의 할례에 대해 직접적인 비판을 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작가 자신도 해명했듯이 이 작품은 반드시 종교를 가리켜 비판하고 있다기보다 종교에 대한 광신을 비판하는 경향이 더 강하고, 이런 광신으로부터 벗어날 것을 종용하고 있습니다.

(2부에서 계속)

Posted by Asuka Feanaro HR

일단, 저는 인문학이 학문으로서 무가치하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물리학이나 화학을 공부하는 분들의 입장에서는 생물학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여기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생물학은 과학적인 탐구 방법을 사용해 자료를 수집하고 그 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결론을 내린다는 면에서 최소한 무엇인가를 제대로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탐구하기 위해서는 분석할 만한 자료가 필요하다는 것은 굳이 다시 말할 필요가 없는 사실이고, 아무리 인간의 기본적인 생리적 기작이 비슷하다고 해도 머릿속에서 짜낸 결론만으로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일은 지극히 힘들지요. 물론 객관적인, 또는 최소한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자료를 수집하여 그것을 바탕으로 결론을 내리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는 역사학이나 고고학의 경우에는 제가 말한 것과 같은 결론이 성립하지 않겠습니다만, 적어도 철학만은 말장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이유로, 철학이야말로 진정한 지적 사기라고 저는 봅니다.

제가 인문학의 무가치성을 주장하는 데에는 두번째 이유가 있습니다. 인문학은 기본적으로 지극히 인간 본위적인 학문이라는 점입니다. 인간의 사고 방식으로 세계에 대해 그 무언가를 알 수 있다는 식의 철학적 사고를 저는 혐오합니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동물군 중에서 그 수가 결코 많다고 할 수 없는 척추동물, 그 중에서도 특히 고도로 분화된 포유동물의 일부로서 세계의 지극히 작은 한 조각을 이루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 입장에서 순전한 말장난을 통해서 실험과 관찰을 통해 밝혀진 과학적 사실들에 대해 반박하려 하거나, 과학까지도 말장난으로 만들어 버리려 하는 시도는 인간의 오만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약간 핀트에서 벗어났다는 느낌도 있습니다만, 현대 인류가 일으키는 수많은 문제들 역시 인문학이 가져온 인간의 오만에 비롯한다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더욱 인문학을 곱게 보기 어렵군요.

어쨌거나, 쓰게 될 글의 개요는 다음과 같습니다.

서론: 인간에 대한 두 가지 체계
 (1) 사회생물학 논쟁: 생물학은 인간을 설명할 수 있는가
 (2) 앨런 소칼 사건: 그렇다면 인문학은 인간을 설명하고 있는가

본론
 (1) 현대 생물학의 발달에 따른 과학적 인간관의 발전
 (2) 과학적 인간관에서 보는 인간의 사고와 사회적 행동
 (3) 인문학의 학문적 의미 1 - 인간은 특별한 위치의 생물인가
 (4) 인문학의 학문적 의미 2 - 인문학은 검증가능한 학문인가
 (5) 과학적 인간관에 바탕한 휴머니즘의 가능성에 대하여, 또는 휴머니즘을 넘어선 그 무엇을 위하여

결론: 수렴, 혹은 흡수를 위하여
 인문학적 사고 방식만으로 바라보는 인간관은 어떻게든 왜곡되기 마련이다. 도그마에 얽매이지 않은, 정말로 ‘인간다운’ 인문학은 과학적 사고와 탐구 방법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9월 20일쯤에 완성될 글입니다.

Posted by Asuka Feanaro HR

이런 짓 좀 하고 있었습니다;
심심해서...는 아니고 학교 숙제입니다만, 코드와 멜로디만 있는 악보로 미디를 만들어오라네요 ㄱ-
뭐 들을만한지 어떤진 전 모를일입니다;
게다가 VST가 하나도 안깔려있어서 그냥 닥치고 1번, 피아노인지라..; 듣기 거북하신 분은 알아서 수정을(...)

Posted by Asuka Feanaro HR

흰 눈 쌓여 저무는 겨울날
핏빛 구름은 머리 위를 가리고
어두운 등에 기대어 북을 보노라

깊이 잠든 세상에 홀로 깨어서
눈을 스치는 것은 거짓 꿈 속
나타날 길 없는 흐릿한 님의 모습
하나하나 스러지는 머나먼 별들이
죽음을 향해서 몸부림치듯
흔들리더라도, 씻지 못할 더러움에
마지막 숨결까지 보태더라도
멀리서 웃는 그리운 모습 잃지 않으리라고
이어지는 흰빛 밤 위에 드리워
푸른 그림자는 낯을 적시네

고개 저으며 다시 눈 뜨고
달려가 지나친 어두운 들길 한켠에
맑은 바람은 잦아들어 흩어지나니
내린 눈더미 위에 쌓이는 것은
꿈의 틈새로 떨어진 기억 한 가닥
내 다시 저 얼음에 파묻혀
멀어지는 그대 그림자마저 놓치면
투명하게 티없이 흔들리지 않고
목숨 없는 조각처럼 남아 있으리

말 하나 건네지 못한
꿈 속의 님이여

Posted by Asuka Feanaro HR

하필 무려 분실ㅡㅡ;하고 게다가 컴까지 깨먹은ㅡㅡ;고로 리뷰가 늦어진 데다가, 카메라까지 실종되어 사진은 첨부하지 않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게다가 리뷰의 양이나 질도 약간 떨어지는 느낌입니다만, 찬찬히 시간 나는 대로 보충하겠습니다;

일단, 이어폰의 외형은 지극히 평범합니다. mx400처럼 천원짜리 이어폰이냐는 소리가 나올 정도의 디자인은 아닙니다만, 검은색과 무광 은색을 주로 하여 K310P, K312P, K314P에 공통되는, 유닛 아래로 튀어나온 부분이 둥글게 처리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다른 분들의 사진을 보셨으면 이해하실 겁니다;) 비록 audio-technica나 SONY와 같은 회사의 이어폰처럼 깔끔한 디자인은 아닙니다만, 실제로 착용해 보면 착용감이 좋고 귀에 잘 들어가는 편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기 안 좋기로는 젠하이저 이어폰과 피차일반이라고 생각했지만 귀에서 의외로 거의 빠지지 않는다는 점에 상당히 감명받았으니까요. 선재 역시 실용적인데, 완전히 접힐 수 없도록 탄성이 강한 고무 재질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런 선재는 SONY나 젠하이저에서도 채택하고 있습니다만, 탄성이 이 두 회사의 이어폰 선보다 떨어지는 대신에 강도는 상대적으로 높아 선이 꼬이는 일이 없다는 면이 편리합니다. 이어폰이 대칭형이라는 점도 목에 걸고 다니기는 어려우나 선이 굳거나 이어폰이 잘 고정되지 않는 경우를 방지할 수 있어서 제 마음에는 드는군요.

다음으로 중요한 소리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K314P는 비슷한 가격대의 mx500이나 MDR-E931과 마찬가지로 소리의 질에서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이어폰입니다. 일반적으로 30000원 이하의 저가형 이어폰은 각 음역이 잘 구분되지 않고 뭉친 상태로 들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이어폰은 각 음역대 사이를 구별하기에 문제가 없었습니다.(사실 받자마자 계속 음악숙제용으로 사용했습니다;) 또한, 어느 정도 이상이나 이하의 음역대를 재생하지 못하는 문제나 변동이 큰 부분에서 명확한 음이 들리지 않는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이 이어폰의 성향은 mx500이나 MDR-E931과 약간 다릅니다. MDR-E931이 전체적으로 모든 음역대를 고르게 재생하며 특히 중고음과 저음이 약간 증폭되어 있으며, mx500이 중음에 비해 고음과 저음이 약간 더 강한 음색을 내는 데에 비해 K314P는 중저음 대역이 다른 음역에 비해 매우 작은 음량을 갖습니다. 중저음 대역은 지나치게 증폭될 경우 답답한 느낌을 줄 수 있고 음악 전체의 해상력을 방해한다는 점에서 낮추었을 때 상당히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퀄라이저를 사용해 억지로 낮추었을 때와 달리 음량은 작지만 선명한 저음이라는 점도 중저음 대역의 음량이 작다는 것을 장점으로 만듭니다. 이처럼 작은 음량의 중저음에 비해서 저음역의 양은 약간 더 많은 느낌인데, 음의 해상도를 확보하면서도 빈 소리라는 느낌을 주지 않는 처리입니다. 흔히 사용되는 V자 EQ에 비해서도 중음역대의 음량을 지나치게 줄일 경우에는 보컬이 들리지 않거나 대부분의 악기들이 잘 들리지 않는다는 단점이 없다는 점에서 더 낫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장점을 갖는 장르를 평가해 보자면, 어쿠스틱기타나 피아노 류의 현을 뜯거나 두드려 소리를 내는 악기가 많이 포함된 곡에서, 그리고 음역대가 넓은 가성을 사용하는 여성 보컬의 곡에서 높은 해상도가 갖는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었습니다. 이 이어폰을 구입하신 분에게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곡은 Angela의 Separation과 우타다 히카루의 The Beautiful World, 사카모토 마아야의 Hemisphere입니다.

Posted by Asuka Feanaro HR

인상문답.

2008.04.15 10:31

pilgrim님 댁에서 업어왔습니다 :)

1 : 자기가 생각하는 자신의 성격

그냥 쾌활하고 사람이랑 얘기하는 거 좋아하는 오덕입니다.
가끔 좀 까칠해서 싸움 나기도 합니다만... 뭐 그럴 수도 있는 거죠 ^0^
참말인지 거짓말인지는... (제로스풍으로) 비밀입니다!

2 : 남에게서 듣는 자신의 성격

일단 '즐겁다'로 업어왔습니다.

친구들 말로는 4차원적이라고 합니다만.;
가장 오래 알고 지낸 친구 하나는 '오덕오덕'이라고 요약하는군요 ;ㅅ;
대충만 아는 사람들 말로는 별 말 없고 괴팍하다...라네요.
(으악 이사람들이 왜 이러시나..)

3 : 남녀관계 없이 친구의 이상

(1) 아는 게 많은 사람
(2) 배려심있는 사람
(3) 다음의 '4대 악'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
 - 권위를 내세운다
 - 이기적'이기만 하거나', 이타적'이기만 하다'
 - 집단 논리를 내세운다
 - 직간접적인 위해를 가하지 않는 사람을 비난한다

...입니다 :)

4 : 좋아하는 이성의 이상

취향은 '대충만' 비슷한 게 좋습니다.(이래야 할 얘기가 많아지더라구요^^)
겉으로는 어떻든, 배려심있는 사람이 좋겠네요.
아, 미중년이면 가산점 있습니다(??)

5 : 최근 남에게서 들어서 기뻤던 말

진정한 오덕후적 기억력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_+
오덕후적...은 관두고라도 기억력 좋단 얘기를 들으니까 기쁘군요.

6 : 바톤 넘겨준 분 얼굴 본 적 있어?

없습니다.
(과연 어떤 얼굴이실는지...)

7 : 넘겨준 분의 인상은?

진지하면서 유쾌한 분이라는 인상이군요.
영어와 일본어를 잘 하시는 것 같아서, 부럽습니다!

8 : 바톤을 넘길 사람

●クール(쿨하다) →
●残酷(잔혹하다) →
●可愛い(귀엽다) →
●癒し(치유계) →
●かっこいい(멋지다) →
●面白い(재미있다) →
●楽しい(즐겁다) →
●美しい(아름답다) →
●頭がいい(머리가 좋다) →
●礼儀正しい(예의바르다) →
●大人(어른) →
●子供(아이) →

들러주시는 분(있으려나..) 중에서 해보고 싶으신 분은 알려주세요 +_+

Posted by Asuka Feanaro HR